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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하드웨어

라라랜드 화이트 PC 조립

화이트 컬러로 가득채운 PC는 레드/블랙 컬러에 잠식되어 버린 DIY PC에 새로운 색을 입힌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PC 케이스의 경우 핑크/민트 같은 조금 더 다채로운 컬러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지만 메인보드, 그래픽카드에서는 해당 컬러를 적용한 제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한가지 색상으로 PC를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화이트 컬러의 경우 메인보드(방열판 또는 아주 극소수의 제품의 PCB에도 적용) 및 그래픽카드에 적용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해당 색상으로 통일감을 주는 PC를 구성하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필자의 직업 특성 상 자사 제품을 사용한 화이트 PC 조립을 지난 겨울부터 계획하고 있었으나... 화이트 컬러가 충분히 적용된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부재했기 때문에 해당 계획을 계속 지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쿨러, 케이스, 파워서플라이, 메모리 같은 제품들은 화이트 색상의 제품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지만 화이트 컬러의 라데온 만큼은 선택지가 0에 가까웠다.

 

그리고 2022년 6월... 드디어 파워컬러(PowerColor)에서 PowerColor 라데온 RX 6650 XT Pink Edition D6 8GB를 출시함으로써 길었던 드래곤볼 모으기가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조립은 계속 미루어지고....

2022년 7월 30일. 한참 휴가를 떠날 시기이지만, 갑작스런 여자친구의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휴가대신 미뤄두었던 조립을 진행하게 되었다. CPU는 라이젠 5 5600, 쿨러는 ARCTIC Freezer 34 eSports DUO 피씨디렉트, 메인보드는 GIGABYTE B550 VISION D, 그래픽카드는 파워컬러 라데온 RX 6650 XT 핑크 에디션, 메모리는 OLOy DDR4-3600 CL14 BLADE RGB AL 패키지,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700W 80PLUS 230V EU 화이트, 다크플래시 DLX21 화이트, M.2 SSD는 마이크론 Crucial P5 M.2 NVMe 대원씨티에스를 준비했다.

조립에 사용된 CPU는 라이젠 5 5600인데, 사실 5800X3D까지도 고려했었지만, RX 6650 XT와 함께 사용하기에는 해당 제품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라이젠 5000 시리즈가 출시된 지 1년 하고도 9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컴퓨터 부품은 제품 특성상 신제품이 주기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인기 제품이 급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CPU/그래픽카드의 경우 일반적인 주기보다 신제품 출시까지의 간격이 길어지면서 꽤 오랜시간동안 인기를 누리는 제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라이젠 5 5600X이 그런 제품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6코어 12스레드에 32MB 고용량 L3 캐시를 적용해 출시 시점부터 지금까지 다나와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으로 충분히 해당 제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조금 더 가성비를 높이고 개선된 B2 스테핑을 적용해 메모리 및 CPU 오버클럭에서 더 높은 수율을 보여주고 발열도 낮아진 제품이 바로 라이젠 5 5600이다.

메인보드는 GIGABYTE B550 VISION D 제품을 선택했는데, PCB까지 화이트 컬러가 사용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방열판에 충분히 화이트 색상을 집어넣은 해당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제품의 주요 특징이라면 Thunderbolt 3가 적용되어 있어 Thunderbolt 규격을 지원하는 기기들을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 출력도 가능하다.

이 밖에 Wi-Fi 6 AX200이 적용되어 있어 블루투스 및 WiFi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14 페이즈의 전원부가 적용되어 있어 라이젠 5 5600 뿐만아니라 라이젠 9 5950X나 라이젠 7 5800X3D까지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조립을 위해 먼저 메인보드에 라이젠 5 5600 CPU를 장착했다. 라이젠 CPU는 소켓옆에 위치한 막대를 들어올린 후 CPU를 방향에 맞춰 장착하고 막대를 다시 내려주면 쉽게 장착이 가능하다.

정품 쿨러로도 충분히 발열 해소가 가능하지만 화이트 컨셉을 위해 준비한 ARCTIC Freezer 34 eSports DUO 피씨디렉트를 장착하기 위해 준비한 모습이다. 번들로 제공되는 서멀구리스는 ARCTIC MX-4 지만 필자가 보유한 ARCTIC MX-5를 사용했다. Freezer 34 eSports DUO 같은 경우 2개의 쿨링팬을 사용해 높은 풍량과 쿨링 성능을 제공하고, 10년의 긴 무상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팬은 RGB LED는 지원하지 않으므로 해당 효과를 추가하려면 다른 쿨러로 교체가 필요할 수 있다.

CPU위에 서멀구리스를 적정량 도포한 뒤 얇게 펴바르면 기본적인 준비는 마무리 되었다고 볼 수 있다.(사용하지 않는 카드나 두꺼운 종이 등을 활용) 개인적으로 테두리에 가까운 부분에는 약간 서멀구리스가 모자란 편이 쿨러 장착시 밀려나온 서멀구리스가 메인보드 소켓으로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에 해당 방식으로 도포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착을 위해서는 기본제공되는 플라스틱 가이드를 제거해야 한다. 백플레이트는 AM4 메인보드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백플레이트를 그대로 활용한다.

쿨러 장착을 위해 백플레이트에 스페이서를 장착해주어야 한다. 총 4개를 장착해야하며, AM4용은 스페이서 부분에 1개의 줄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AM4 설치용 가이드를 쿨러부분에 장착하려면 기본 팬을 제거해야 한다.

CPU위에 쿨러를 장착 위치를 고려해 올린 후, 나사로 단단히 결착시켜야 한다. 손으로 돌려 고정할 수 있으나 조금 더 단단히 고정시키려면 쿨링팬이 없는 상태에서 장착해야 한다.

쿨링팬 2개를 고정클립을 사용해 앞/뒤로 달아주면 쿨러 장착도 완료된다. 쿨링팬 구동을 위해 PWM 단자와 쿨링팬을 연결해 주는 작업도 필요하다.

ZOTAC Korea에서 유통중인 Oloy DDR4-3600 CL14 BLADE RGB AL 패키지 메모리를 장착한 모습이다. 쿨링팬 장착 높이고 높고, 메모리 방열판의 높이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 쿨러와 전혀 간섭이 생기지 않으므로 4개의 메모리 뱅크를 모두 채워 사용해도 무방하다.

이 메모리는 DDR4-3600 CL14라는 스펙을 가지고 있으며, 오버클럭 수율이 높기로 유명한 삼성 B-Die 모듈이 사용되었다. XMP만을 적용해서 사용해도 충분히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 필요하다면 수동 오버클럭을 적용해 더 높은 성능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라이젠 5 5600은 B2 스테핑이 적용되어 메모리 오버클럭 유연성이 굉장히 우수해 해당 제품과 궁합이 좋다고 할 수 있다.

SSD는 대원씨티에스에서 유통중인 마이크론 Crucial P5 M.2 500GB 제품이 사용되었다. SSD는 상대적으로 컬러 선택은 어렵지만 별도의 방열판을 적용하거나 M.2 슬롯에 장착한 후 기본 제공되는 방열판에 의해 가려지기 때문에 색상은 신경쓰지 않았다.

마이크론 Crucial P5 SSD 500GB는 순차 읽기 3,400MB/s의 속도와 5년 보증 + 200만 시간 MTBF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충분한 성능과 용량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메인보드에 기본으로 탑재된 M.2 방열판을 적용하면 SSD는 거의 노출되지 않아 외형적인 차이를 느끼기 힘들고, 방열판이 없더라도 그래픽카드에 의해 대부분 가려지므로 화이트 PC 구성 시 SSD는 비교적 색상을 고려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케이스의 경우 다크플래시의 인기 케이스인 DLX 21 화이트 제품을 사용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강화유리 테두리 부분도 화이트 색상으로 통일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DLX 21 화이트도 구형 제품의 경우 테두리 부분은 검정색으로 마감되어 있었으나, 시장 및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테두리 부분까지 모두 화이트 색상을 적용하는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면에는 원활한 외부 공기 흡입을 위한 에어홀이 적용되어 있고, 좌/우측 도어 모두 분리형이 아닌 도어형태로 되어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상단에는 먼지 마그네틱 방식의 먼지필터가 적용되어 있고, 전원 버튼이나 USB/AUDIO 단자 등이 배치되어 있다. USB 3.1 단자까지 지원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선정리의 경우에도 기본 벨크로 타이가 3곳에 적용되어 있어 깔끔하게 정리가 가능하다. 일부 검정색 나사 및 케이블이 100% 화이트 컨셉에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메인보드와 마찬가지로 모든 부분에 화이트 색상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고, 대부분 숨겨지는 부분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케이스 내부에는 선정리 홀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고, 3열 및 2열 수냉 쿨러를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래픽카드 지지대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700W 80PLUS 230V EU 화이트 제품을 사용했다. 오랜시간동안 높은 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클래식 시리즈인 만큼 제품 자체는 검증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케이블 및 파워서플라이 모두 화이트 색상이 적용되어 화이트 PC를 구성하는데에 가장 알맞는 파워서플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스템 구성 상 700W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용량은 700W로 결정했다.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를 결합한 상태이다. 민트 색상으로 표기한 제품명 및 로고가 화이트 색상과 잘 어울린다.

시스템을 조립하기에 앞서 파워서플라이 케이블과 케이스 케이블들을 1차적으로 정리한 모습이다. 깔끔하게 정리가 가능하고 지저분한 케이블이 외부로 많이 보이지 않도록 손쉬운 정리가 가능했다.

케이스내부에 사전 조립한 시스템을 넣고, 전원 케이블을 연결한 모습이다. ATX 사이즈의 메인보드를 넣더라도 내부 공간이 넉넉하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핑크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전원이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쿨링팬은 투명하며, PCB까지 모두 화이트 색상이기 때문에 라이젠 + 라데온 구성으로 화이트 PC를 구성하는 경우 이상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라데온 RX 6650 XT 칩셋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FHD 게이밍용으로는 거의 모든 게임을 구동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지포스 RTX 3060 Ti 또는 RTX 2080 Ti 수준의 성능을 생각하면 된다.

백플레이트에는 핑크색으로 꽃잎 및 HELLHOUND 로고를 인쇄해 두었다. 보조전원은 PCIe 6+2 Pin 1개가 필요하다. LED 스위치와 BIOS 변경(OC/SILENT) 스위치를 탑재해 하이엔드급 제품은 아니지만 개별컨트롤에도 크게 신경쓴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카드를 장착했을 때, 워낙 그래픽카드 길이가 짧아 그래픽카드 지지대의 기본 위치에서는 지지가 불가능해 위치 이동이 필요하다.

그래픽카드 지지대 위치를 적절한 위치로 옮기고, PCIe 보조 전원을 연결한 직후의 모습이다. 선정리를 크게 신경 쓴 수준은 아니지만 심플한 선정리가 가능한 구조로 되어있어, 대부분의 지저분한 케이들이 잘 보이지 않도록 정리된 느낌을 준다.

측면 강화유리를 덮었을 떄에도 내부가 속시원하게 보이기 때문에 화이트 컨셉과 어우러졌을 때 더 넓고 확트인 느낌을 준다.

라이젠 + 라데온 기반으로 화이트 PC를 구성해보려는 시도를 한번쯤은 해봤던 유저분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제한적인 화이트 부품 수급속에서 본인만의 조합을 찾아 구성하는 것은 나름의 재미를 줄 것이라고 본다.

 

이번에 구성한 시스템은 제품 구매, 대여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 제품을 100% 구입하여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강요나 요청으로 부품이 선택된 것이 아니기에 조립 과정에서 애착이 많이 갔던 시스템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부품의 종류가 블랙 색상과 비교했을 때 많지 않았기 때문에 화이트 시스템을 구성하는데에 다소 제약이 있었지만, 앞으로 화이트 색상을 선호하는 구매자가 많아진다면 제품 종류는 더 많이 늘어날 것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본인 취향이 가득 담긴 화이트 PC를 사용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본다.